발소리가 들리는 순간, Torrance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전부 수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비살상 진압 장비를 갖춘 보안 인력들.
푸른 세계
푸른 세계 – 새로운 보금자리?
죽어가는 지구로부터 도망쳐 왔다. 우린 험난했던 수십 년간의 항해 끝에 살아남았다... 해머크로스호에 탄 우리에겐 수십 년이었지만,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지 않은 이들에게는 수만 년에 달하는 시간이 흘렀다. 희망은 점점 사그라지고, 고난은 쌓여만 가는 가운데 우린 방주선의 냉동 수면 포드에 갇혀 있었다. 인류의 새로운 안식처를 찾을 때까지, 승무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인내했다.
그러던 그때… 센타우리에 푸른 행성이 나타났다.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청신호'가 전해져 왔다. 우리보다 수천 년 먼저 방주선을 타고 도착한 이들이 보낸 신호였다. 이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고 알려왔다. 센타우리 성단에 사람이 자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행성이 있다는 신호.
그럼에도... 확신해도 괜찮을까? 주거에 적합할 순 있지만... 안전할 거란 보장은 있는가? 아득히 먼 옛날에 전송된 신호다. 그 이후로 방주선 간의 교신은 없었다. 먼저 도착한 이들은 그곳에 남아 있을까? 우린 환영받을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사실이 맞긴 할까? 알아낼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우리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보라! 문자 그대로 푸른 세계가 저기 있다. 신록이 우거지고. 에메랄드빛으로 일렁이는. 인류의 새로운 개척지. 가능성은 있다. 물론, 푸르다고 다 살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독성을 품은 식생. 맹독성 대기. 낯설고. 냉혹하며. 적의를 품은 환경.
센서들이 지표면을 스캔하는 사이, 우린 자문한다. 과연 여기서 다시 출발할 수 있을까? 저 낯선 색채의 태양을 공진하는, 이 이끼로 뒤덮인 비옥한 바위를 믿어도 될까? 이곳에 새로운 문명의 씨앗을 심어도 되는 걸까? 우리가 너무나 절박한 나머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이곳이 해머크로스호 승무원에게 주어진 새로운 시작점일까? 사실 생명의 색채로 위장된 신기루이고, 미지의 위협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대령님은 알 것이다. 대령님이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우리를 구해주실 것이다. 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황금빛 들판과 푸른 하늘의 세계로 바꿔주실 것이다. 대령님이 우리를 번영과 풍요의 미래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이젠, 이곳의 초목이 더 푸르지 않겠는가?
